樊巖 蔡濟恭 「李忠伯傳」 硏究
摘要
「李忠伯傳」은 游俠傳이라기보다는 차라리 暴豪를 입전한 작품에 가깝다. 이충백은 游俠이라고 보기에 결격사유가 많아 유협이 아닌 폭호로 보아야 할 인물이기 때문이다. 채제공은 이충백을 大俠이라 규정하였지만, 이는 유협의 개념과 부합하지 않는다. 작자의 主觀이 개입된 것이다. 그럼에도 「이충백전」은 傳의 장르적 속성과 전통에 충실한 작품이다. 따라서 전을 전통적인 문장 양식의 하나로 볼 때, 그 가치와 의의는 충분히 있다. 「이충백전」은 인물성격과 동작을 묘사하는 데에 주력하고 있다. 이충백은 酒邪가 있고 폭력적이지만, 씩씩하고 늠름한 기백이 있었다. 위기의 상황에도 침착하게 대처할 줄 아는 주도면밀한 성격이었으며, 戰場에서는 날래고 용감하여 공을 세우기도 하였다. 벼슬에서 물러나 退處함으로써 功名에 연연하지 않는 지혜도 보였다. 그러나 의심이 많았고, 약한 이들을 威勢를 이용해 부려먹는 폭호의 면모도 있었다. 오만하고 자의식이 강하여 자신의 집 앞을 지나는 사람들이 말을 타고 지나가지 못하게 할 정도였다. 이 모두는 채제공의 敍事에 나타난 다양한 기법을 통해 形象化되었고, 그것은 문예적이라 평가할 만하다. 「이충백전」은 對話體를 적절히 사용하여, 敍事와 對話, 描寫를 적재적소에 배치하였다. 이는 생동감이 넘치는 인물형상이 가능하게 한 요소이다. 작자의 상상으로 이루어진 대목이 여러 곳 있는데, 이는 부족한 자료의 공백을 메우는 문학적 장치로서의 구실을 충분히 하였다. 또 간략하게 사실을 요약하여 작품을 긴장감 넘치게 하였다. 이는 채제공의 글쓰기 전체를 관통하는 작법상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蔡濟恭은 「이충백전」을 통해 완전한 세계에 사는 이상적 인간을 그리기보다, 결함으로 가득한 세계에 실제로 존재하는 불완전한 인간을 그려내려고 하였다. 이는 유구한 傳의 장르적 속성과 전통에 그 맥락이 닿아있다.